[자막뉴스] 美북서부 폭염에 생수 '바닥'…"수천 년 만의 열돔"
지난 주말 미국 북서부 오리건주의 한 마트입니다.
물과 음료로 가득했던 진열대가 텅텅 비었습니다.
미국 서부 지역을 뜨겁게 달군 폭염이 태평양 북부 해안과 내륙 지역까지 확장했습니다.
미국 오리건주와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에서는 기온이 40도를 넘어서는 등 역대 최고 기온을 기록했습니다.
이 지역은 여름에도 시원하고 쾌적한 날씨를 유지해 원래는 에어컨이 필요가 없는 곳입니다.
전례 없는 불볕더위에 주요 도시에선 에어컨과 선풍기도 매진됐습니다.
[제임스 브라이언트 / 시애틀 주민] "여기 온 지 7년 조금 넘었는데 날씨가 계속 따뜻해지고 있어요. 무엇이 기온 상승을 부추기는지 확신할 수 없지만, 유쾌하지 않은 것만은 확실합니다."
올림픽 육상 대표 선발전이 열렸던 오리건주 유진에서는 트랙 바닥 온도가 42.2도까지 치솟아 경기가 중단되기도 했습니다.
당국은 냉방시설이 가동되는 쉼터를 제공하고, 냉방이 되는 공공시설의 수용 인원을 늘리는 등 코로나 방역 지침도 완화했습니다.
이번 폭염은 미국 서부에 자리 잡은 열돔이 북부와 캐나다까지 뻗어나가면서 발생했습니다.
열돔은 고기압이 정체하면서 뜨거운 공기를 대지에 가두는 현상인데 상공의 제트기류가 약해지면서 열돔이 북쪽으로 밀고 올라간 것입니다.
워싱턴 포스트는 이번 열돔의 강도가 수천 년에 한 번꼴로 발생할 정도로 매우 드문 현상이라며 "인간이 만든 기후변화가 이런 예외적인 현상의 발생 가능성을 높였다"고 지적했습니다.
앞서 AFP통신도 유엔 기후변화 보고서 초안을 인용해 코로나 사태 이후 지구 온난화에 따른 폭염이 대규모 참사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취재 : 박혜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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